정부는 화폐를 독점적으로 발행하고 운영하면서 수익을 얻어왔다. 이런 화폐 발행 독점권에 반하는 움직임은 예전부터 존재해왔다. 일명 화폐 위조범들은 통화의 대체재를 발행해서 끊임없이 정부와 경쟁했고 정부는 그에 맞서기 위해 화폐 위조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최근 이 독점으로 경제에 엄청난 비효율성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본 사람들은 혁신을 주도해 암호화폐를 발명한다. 그들은 암호화폐가 더 저렴하고 민주적인 시스템이라 주장한다. 그들의 말대로 다양한 사람들이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걸까? 그렇다면 암호화폐의 가격은 누가 정하는 걸까?
여러 국가들은 어떻게 수백 년 동안 지켜온 금은본위제를 포기하고 명목 화폐라는 제도를 도입하게 됐을까?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어빙 피셔는 실물 화폐 제도보다 좋은 제도가 있다며 통화를 발행하는 중앙은행을 설치하자고 주장한다. 중앙은행이 화폐공급을 제한하면 인플레이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과는 다르게 1914년 물가가 폭등한다. 이 과정을 살펴보며 중앙은행이 왜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명목 화폐 제도의 취약점은 없는지 들여다본다.
1800년대에는 국경을 넘어 무역이 이루어지면서 무거운 동전은 골칫거리가 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초의 민간 은행이 등장했다. 은행은 무거운 금화와 은화를 보관해 주고 가벼운 은행권을 발행해 줬다. 반대로 사람들이 이 은행권을 들고 은행에 가면 금화와 은화로 바꿀 수 있었다. 애덤 스미스도 일찍이 이와 비슷한 진성어음을 제안했는데 이는 훗날 소액 통화로 발전한다. 은행권이 거래에서 돈처럼 사용될 무렵 은행은 사람들이 맡긴 금화와 은화의 일부만 보관하고 나머지는 대출해 주는 사업을 시작한다. 이게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는 부분 지급 준비제다. 3강에서는 부분 지급준비제 개념과 그 시도에 대해서 말해본다.
금화와 은화는 수백수천 년 동안 화폐의 단위로 사용됐다. 금화와 은화는 사용하지 않으면 언제든 녹여서 금과 은으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실물 화폐 제도라고 부른다. 1500년대 스페인은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은 대신 동으로 동전을 만드는 실험을 했다. 실물에 기반을 두지 않은 최초의 명목 화폐였다. 하지만 스페인의 실험은 엄청난 규모의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며 실패로 끝났다. 최초의 명목 화폐는 왜 실패하게된 걸까?
인류는 존재하면서부터 재화와 서비스를 거래해왔다. 하지만 화폐가 생긴 건 불과 2500년 전의 일이다. 그렇다면 과거엔 어떻게 거래를 했던 걸까? 토마스 사전트는 사람들이 ‘신용’을 바탕으로 거래를 해왔다고 말한다. ‘신용’은 내가 뭔가를 하면 상대방도 미래에 뭔가를 해줄 거라는 믿음이다.가족이나 부족 안에서만 이루어지던 거래는 다시 만나지 못할 사람들을 상대로 이루어지게 되면서교환 매개물이 탄생했다. 그게 오늘날의 동전이다. 이번 강의에서는 신용과 교환 매개물이 어떻게탄생하고 발전했으며 어떻게 전 세계의 실업, 인플레이션, 금리, 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는지 그 배경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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